강력한 계곡의 물길처럼 수태시키기도 하고 동시에 황폐하게도 만들면서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 현상은 이탈리아 미술에 거대한 영향을 남겼다. 저항할 수 없는 인상으로 모두를 함께 휘몰아 가면서 그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해방자였고 많은 사람들에게 는 파괴자였다. 첫 순간부터 미켈란젤로는 이미 개성이 완성되었다. 이 개성의 일방성은 거의 공포스러울 정도이다. 그는 조각가로서, 그리고 오로지 조각가로서만 세계를 파악하였다. 그의 관심을 끈 것은 확고한 형식이며, 인체만이 묘사할 가치가 있는 것이 여겼다. 사물의 다양성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에게 인류란 수많은 개체로 다양하게 구분되는 지상의 인간들이 아니라 하나의 종족, 승화된 종류의 강력한 종족이었다. 레오나르도의 기쁨과 나..
말고 루브르에서 볼 수 있는 레오나르도의 또 다른 그림인 는 관객의 주목을 덜 끈다. 그의 손으로 완성되지 않은 이 그림은 색채도 실패했고, 도안의 가치 또한 오늘날의 눈으로는 별다른 평가를 받지 못할뿐더러 거의 감지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그의 시대(1501년) 피렌체에서는 단순한 판지 그림만으로도 벌써 엄청난 놀라움을 불러일으켜서 레오나르도의 새로운 기적의 작품을 구경하기 위해 아눈치아타 수도원으로 사람들이 줄을 지어 몰려들었다. 이 주제는 전혀 생산성이 없었다. 옛날 화가들이 그린 우습게 한데 뒤엉킨 그림을 생각해보라. 세 인물이 각기 다른 사람의 무릎에 앉아서 점차 앞쪽으로 튀어나온다. 그러나 여기서는 무미건조하게 서로 뒤엉킨 모습이 극히 풍요로운 특성을 가진 그룹으로 변화되었다. 생기 없는 구조..
15세기에 사람들은 이따금 초상화에서 단순히 모델을 묘사하는 것 이상을 시도했다. 모델과의 유사성을 만드는 개별적 선들의 총합 이상을 표현하려고 하였으며, 성격이 드러나는 지속적이고 확고한 형식들보다 그 이상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시대의 영적인 움직임의 어떤 요소, 시대의 정신을 얼굴에 드러내려고 한 것이다. 데시데리오의 소녀 흉상들은 바로 그런 특성을 지닌다. 그녀들은 미소짓는다. 그리고 그 미소는 상투적인 것이 아니라 행복한 순간을 반영한다. 대리석 조각상 속에서도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즐거운 입 모양에 눈 위에 치켜 올린 눈썹을 가진 이 젊은 피렌체 여자들을 누구나 안다. 의 얼굴을 스치는 것도 미소이다. 그것도 아주 살포시 지은 미소이다. 입술 가장자리만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살짝 위로..
레오나르도의 은 라파엘로의 와 나란히 이탈리아 미술 전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림이다. 그것은 아주 단순하고 표현력이 풍부해서 누구에게나 깊은 인상을 준다. 기다란 식탁 한가운데 그리스도가 앉아 있고, 제자들이 양쪽으로 균형 있게 앉았다. 그는 방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배신하리라!'라고 말한 참이다. 생각지도 못한 이런 말이 이 모임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리스도 혼자만 조용히 앉아 눈을 내리깔고서 침묵으로 같은 설명을 되풀이한다. '그렇다. 사정이 바뀌지 않는다. 나를 배신할 사람이 너희 중에 있다. 이 이야기는 이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레오나르도의 그림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다. 단순함은 가장 높은 예술의 승리다. 그보다 이전 단계인 15세기를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