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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마리아의 부모 요아킴과 안나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시작되는 예수의 일대기와 신앙에 관한 중요한 대목들은, 눈으로 보는 성서로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완벽함을 도모하고 있다. 그리는 기법도 지옷토 이전은 원근이 화면의 공간으로만 거의 취급되었으나, 사람들이나 집, 풍경 등의 원근이 분명 해지며, 화면의 짜임새도 빈틈없이 구성되어 있다. 기법이 뛰어났다기보다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긴 지극한 믿음이 넘쳐흐르고 있다. 이 그림은 그 이야기의 거의 끝부분으로, 크리스트교의 최대의 주제인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이다. 십자가의 표현은 약 5세기경부터 시작되었는, 이 그림에서 지옷토는 과거의 모든 표현을 집약하고, 또한 그 후의 규범이 될 만한 표현을 하여, 그 후의 그림들을 비교하여 보면 상당한 공통성이 발견된다. 예수의 발에 손을 대고 엎드려 있는 막달라 마리아, 예수의 제자에 의해 부축되고 있는 어머니의 고통의 상징인 성모 마리아, 오른쪽에 백 사장들, 그리고 예수의 성의를 찢으려는 병사들은 또렷하고 분명한 릴리 이프(부조)를보는 듯하다. 예수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지극히 단단한 화면의 짜임새에 배치되어 억제된 감정으로 표현되고, 예수의 죽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죽음을 묵상하고 믿음의 기쁨으로 승화하고 있다. 십자가의 예수 발밑으로 사람들을 두 갈래로 나누어놓음으로써 예수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나누어진 두 면을 막달라 마리아에 의해 연결하고 있으며, 공허한 하늘을 천사들이 날아다니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슬픔을 천사들이 위로하며 짜임새를 완벽하게 하고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수난을 당한 후 성모와 제자들에 의해 십자가 위에서 내려져 장사 지내 지고, 부활하여 제자들 가운데 나타나고, 얼마 후 승천하며 성신이 강림한다. 이 장면 다음에 여기 보는 최후의 심판도가 서쪽 입구 벽 전체에 거대하게 그려졌다. 우선 위쪽 창 옆의 하늘에서 묵시록의 두 천사가, 태양과 달에 의해서 상징이 된 우주(하늘)를 두루마리처럼 펼치고 있고, 그 바로 밑에는 천사들이 위계 순으로 질서 정연하게 줄을 맞추어 서 있고, 그림의 중앙에 천사들에 포위된 예수가 앉아 있다. 예수는 성모에게 인도되어, 천당의 선택받은 사람들에게 가볍게 머리를 숙이고, 발밑에는 지옥의 문이 시커멓게 열려 있다. 예수의 바로 밑에는 십자가를 천사들이 쳐들고 있고, 그 왼쪽에는 이 성당을 성모께 바치는 스크로베니 사람들, 오른쪽에는 연옥의 왕 하데스를 중심으로 하는 고통받는 연옥의 모양이 천당과 대조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심판도는 성 파트릭크의 연옥 전설을 참고로 그렸다 한다. 예수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오른손은 선택된 자에 대한 너 그러 움이고, 왼손은 죄지은 자에 대한 거부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구도와 표현 등이 지옷토 답게 섬세하며, 빈틈없는 구도로서 과거의 전통을 유지하며, 보다 완벽하고 새롭게 표현되어 있다. 지옷토 이전이나 그 후 르네상스의 심판도에서 예수는 권위나 권능의 과시로 표현되었으나, 여기에 서는 신이면서 동시에 사람인 예수로서 가장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예수는 키가 큰 멋진 미남도 아니며, 슬픔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슬픈 생각에 잠긴 듯한 인자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지옷토의 작품은 수학적 원리에 따른 정확한 원근법은 아니지만, 경험에 의한 삼차원적(三次元的)인 화면과 하나의 시점(視點)에 의한 통일적인 구성을 하여, 문예 부흥기에서 보는 바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나무판에 그린 이 그림은 온 니산 티 성당의 제단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온 니산 티의 성모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그림이 지옷토의 작품이란 기록은, 1418년에 이 그림을 양도할 때 그 기록에 지옷토의 작품이라고 하였는데, 그 후 르네상스 때의 기베르티에 의해 지옷토의 작품으로 인정되었다. 지옷토는 13세기 말의 치마부에나 두치오의 영광의 성모라는 회화의 전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이 그림에서도 중심인물인 성모가 아름다운 단 위에 크게 자리 잡고, 주위에 성인들이 시립(侍立)하며, 아래에 천사가 무릎을 꿇고 있는데, 화면 좌우 상층에 전형적인 지옷토의 구도를 볼 수 있다. 색채는 지극히 내면적이면서도 시각적인 깊이를 가진 종교적인 기쁨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이 그림이 있는 성당은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 안에 있는 작은 성당이다. 여러 사람이 그린 많은 그림이 사방의 벽을 메우고 있다. 그중 마사초가 그린 이아담과 이브의 그림은 본래 완전 나체로 그려진 것이었으나, 나중에 나뭇잎을 그려 국부를 가렸다. 지옷토까지만 해도 화면은 짜임새 있는 구도로서 장식적인 아름다운 화면이었으나, 마
삿치오에서는 그러한 장식적 효과보다는 현실감이 더 뚜렷이 나타난다. 이러한 표현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낳게 되어, 문예 부흥기의 표현의 기초를 이루게 된다. 이 그림이 나폴리의 국립 미술관의 소장품이 되었을 때의 보고서에 의하면 많은 보수를 하였으나, 1400년대 중반의 대단히 가치 있는 나무판에 그린 그림이라고 보고되어 있다. 이 그림은 아마도 피사 성당의 여러 폭의 제단화 중의 하나로 1953년경에 보수되고, 십자가상의 INRI라 쓰인 밑에 생명의 나무가 그려진 것이 판명되었다. 십자가 밑에 엎드린 막달라 마리아는, 다른 세 사람의 후광에 비하여 아무런 장식도 없으며 단순하여 나
중에 그려 넣은 것이라는 주장이 강하다. 당시의 피렌체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여 해석이 구구하다. 당시 피렌체는 밀라노와의 장기적인 전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1427년 3월에 ‘카타스토'라는 세제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재산과 소득을 신고하도록 하였다. 희귀한 세금에 관한 이 그림의 주제는, 카타스토와 관련해서 시민이 세금을 내도록 독려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었다는 설이 유력하며,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설이 있어 당시의 복잡한 사회상을 잘 나타내어 단순한 성경의 설명도가 아닌 듯하다. 론기라는 학자의 말에 의하면, 중앙의 예수 머리만이 마솔리노에 의하여 그려졌고, 나머지 부분은 피사에서 돌아온 마삿치오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한다. 마삿치오와 마솔리노는 같은 발판에서 작업을 하였다는 것이 벽화의 작업 과정을 고려하여 판명되었다. 이 그림 중 예수의 얼굴만이 마솔리노에
의하여 그려졌는지를 여러 설이 있는데, 처음 벽화의 위촉을 마솔리노가 받았기 때문이란 설과, 장차 헝가리로 떠날 마솔리노가, 무사하길 빌기 위해 예수의 얼굴을 그렸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사람들의 험악한 표정들 속에 오직 예수만이 천사와 같이 아름답고 인자하게 그려져 있다. 그래서 당시의 적이었던 밀라노 왕의 고압적인 자세에 비교하여 반성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도 하는 재미있는 일화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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