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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스(밀로) 섬에서 출토된 유명한 크라테르이다. 크라테르는 포도주에 물을 탈 때 쓰는 그리스 도기의 한 종류이다. 목 부분에 전사(戰士)의 대전도(對戰圖)가 그려져 있고, 그 양쪽에 한 명씩 부인상이 그려져 있는데, 이런 수법은 트로이 전쟁을 묘사할 때잘 쓰던 방법으로, 말 탄 기사들이 1대 1로 맞붙어 싸우는 그 양쪽에, 자기 자기네 편을 수호하는 여신을 그리곤 하였다. 이 크라테르의 그림도 그런 내용인지도 모른다. 아킬레우스와 멤논의 격투라고 보는 사람도 있으니까……………… 물새 무늬 저쪽 넓은 면에는 4마리의 날개 달린 말이 끄는 마차 위에 하이프를 든 털보 아폴론과 두 여성을 그려 놓아다. 먼 북극에 사는 퓨펠보레오이는 아폴론을 숭배하는 종족이며, 아폴론은 나서부터 십수 년마다 여기 북쪽 먼 나라를 방문하여 하이프를 켜며 퓨펠보레오이의 찬가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지금 아폴론은 그곳으로부터 막 돌아왔나 보다. 이를 맞는 이는 왼손에 화살, 오른손에 사슴뿔을 쥔 백수(百獸)의 여왕 아르테미스이다. 몇 겹의 무늬 줄을 건너서 발 부분에도 여성의 머리가 그려져 있다. 이 멜로스의 크라테르는 혹유(黑釉) 외에 팥색이 쓰이고, 남성의 살갗에는 도토(陶土)의 색과는 다른 밤색이 쓰였다. 아이톨리아의 테르모스에 있는 아폴론 신전의 메토 우프(metope) 조각이다. 테라코타에 채색되어 있고, 조각이지만 복원이 가능할 만큼의 면수가 남아 있다. 도기화(陶器畫) 외에는 극히 적은 봉납액(奉納額)과 묘지용 도판(墓地用陶板) 종류를 제외하고 그리스의 큰 그림은 모두 없어진 지금, 이 테르모스의 메토 우프는 우리에게 유일한 기념비적 인유품이다. 이 그림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켈리 돈’이라는 글자가 거꾸로 쓰여 있는 것으로 주제는 명백하다. 여기서 ‘아예 돈과 켈리 돈’의 이야기를 잠깐 해 두는 것이 참고가 될 것 같다. 트라키아 왕 테레우스는 아테네의 왕녀 프로 크네를 비로 맞았다. 외로운 북국의 생활이 쓸쓸하여 프로크네는 부군을 졸라 누이동생 필로 멜라를 불러들였다. 이를 범한 테레우스는 비밀을 지키기 위하여 처제의 혀를 잘랐다. 그러나 필로 멜라는 사건의 경위를 베로 짜서 언니에게 알렸다. 화가 난 프로크네는 외아들 이티우스를 죽여 그 살을 테레우스에게 먹였다. 뒤늦게 진상을 안 왕은 두 자매를 추방했으나, 두 마리의 새로 변신하여 언제까지나 이티우스의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 프로크네는 아에돈(밤꾀꼬리)이 되어 언제까지나 원통스러워 울어대며, 필로 멜라는 켈리 돈(제비)이 되어 지저귄다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이다. 디필론(Dipylon) 문전(門前)의 묘지에서 나온 포로트 앗티카식 큰 항아리이다. 많은 파편으로 복원되었는데 큰 손상은 없고, 아래 부분은 새로 붙인 것이다. 그릇 모양, 특히 넓적한 손잡이는 구식이지만 그림으로 보면 아무래도 B.C. 7세기 말이나 6세기에 막 접어들었을 무렵의 작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목 부분에 헤라클레스가 켄타우로스인 넷소스를 죽이려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것은, 인물 그림 옆에 각각 헤라클레스, 네 토스(넷소스의 앗티카어)라고 쓰여 있어 명백히 알 수 있다. 헤라클레스는 메레아 그로스의 누이동생 디아네이라를 아내로 삼았는데 둘이서 에우에 노스 강을 건너려 할 때, 나루지기 넷소스가 디아네이라를 범하려 했기에 이를 죽였다는 이야기를 묘사한 것이다. 동체의 주요 부분에는 페르세우스를 쫓는 고르곤의 자매를 그렸다. 두 사람 뒤에는 목을 잘린 막냇누이 메두사가 쓰러져 있고 페르세우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 아래의 돌고래 무늬는 고르곤 자매가 바다 위를 날고 있다는 설명일 게다. 그 아래는 소용돌이의 연속무늬이며, 최하부에는 방사형 무늬였겠으나 거의 지워졌다. 주둥이 부분에는 물새, 손잡이의 상단에는 올빼미, 하단에는 백조, 목과 동체의 경계 부분에는 화려한 연화 무늬가 각각 그려져 있다. 이 단지의 작자명은 알 수 없다. A.D.라는 명칭은 동일 화가의 솜씨로 보이는 맛 티카 도기 그림에 편의상 현대 사람이 붙인 이름이다. 히드리아는 아마 고대 그리스의 도기 중에서는 가장 당당한 조소적 형을 갖추고 있는 단지일 것이다. 하나의 그릇으로 봤을 때, 외관과 기능을 완전히 결합시킨 그리이스인의 탁월한 재능이 여기에 나타나 있다. 원래 히드리아는 샘에서 물을 길어 나르기 위한 용기였다. 청동제를 포함해서 갖가지 크기의 것이 현존하지만 그중에는 단순히 장식용 또는 장례용인 것이 적지 않다. 종려 문(株欄紋)과 뇌문(雷紋)으로 꾸며진 동체의 주요부에는 이 그릇으로 물을 긷는 정경이 단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닌페움(亭子)은 마치 무대처럼 그려져 있고, 산기슭 샘에서 솟는 물은 사자, 나귀, 표범 등 동물의 머리를 본뜬 꼭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곱게 차려입은 다섯 명의 아테네 부인이 갖가지 자태로 물을 긷고 있다. 한 사람은 물을 길어 담은 단지를 머리에 이고, 세 사람은 물을 받기 위해 그릇을 넓적다리로 받치고 있다. 다른 한 사람은 그냥 따라왔는지, 근면한 부인들과는 달리 기둥 사이에서 즐거운 양 춤추고 있다. B.C. 5,6세기경의 아테네 부인들은 샘터에 가는 일이 매우 중요한 하루의 일과였다. 그리고 이러한 정경은 지금도 지중해 연변의 촌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주옥같은 이 술잔에는 브릭스의 화가가 그림을 그렸다. 적화(赤畵)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수작이다. 얄팍한 기벽(器壁)과 높게 올린 손잡이로 이 그릇이 금속기를 원형으로 해서 만들었음이 짐작되는데, 광택 있는 검은 표면과 거기에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은 이미 도기로서의 독자적인 세계가 창조되고 있다. 동체 부분에는 하아프를 든 소년 가니메데스와 그를 쫓는 제우스가, 반대쪽에도 같은 구성으로 님프를 쫓는 제우스가 그려져 있다. 인물이나 입은 의상의 그림이 매우 간결한 게 몇 안 되는 선으로 포착되어 있다. 도망치려는 가니메데스의 활 모양으로 구부러진 몸이 술잔의 풍만한 모양과 잘 어울려 있으며, 더욱이 뒤돌아보는 그의 옆얼굴에서는 격동 중의 고요한 순간을 느끼게 한다. 소년의 눈과 제우스의 눈은 서로 맞부딪쳐 거기에 사랑과 두려움이 뒤섞인 복잡한 심리가 교차되어, 우리의 마음을 먼 올림포스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브리고스의 화가라는 이름은 도공 브릭스의 사인이 있는 그릇에 많은 솜씨를 보였기에 명명되었다. 현재 그의 이름으로 된 작품은 170을 넘는데, 그 대부분이 칸타로스, 스키포오스 등의 술잔이다. 그는 힘찬 선으로 격동하는 장면을 즐겨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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