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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오스트리아의 달 마르티 아시는 15~18세기까지 이탈리아의 영역이었다.
이 시의 시민들이 세운 연구소에는 그 시의 출신인 성인들에 관한 그림이 그려져 장식되어 있는데, 그중의 한 작품이 「서재의 성 히에로니무스」이다.
연구실은 창문을 통하여 밝게 비쳐 있어, 말끔히 정리된 실내의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의 특색은 당시의 서재가 어떻게 되어 있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벽면 단상에는 장정된 서적, 목공예품 등이 단정하게 나열되어 있고, 도기 가구 등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소박하고 검소한 분위기를 서재에 주고 있다. 수도사이며 학자의 연구 분위기를 단적으로 알려 주고 있는 서재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카라밧지오는 화면 구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실내의 정면 중심이 되고 있는 제단이 화면 구성의 초점이 되어 제요소(諸要素)가 배치되어 있다.
따라서 이 그림은 성 히에로니무스의 성직자의 처지를 중요시하고 있으며, 학자로서의 모습은 측면에 배치된 책상과 연구하고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로 이차적인 요소(要素)로서 취급되어 있다.

집시 여자 점쟁이가 젊은 병사(兵士)의 수상(手相)을 보고 점치는 장면이다. 이것은 일종의 생활 풍속을 단편적으로 보여 주는 흥밋거리의 그림이다. 젊은 집시 여인에게 정신이 팔린 병사는 집시가 수상(手相)을 보는 체하며 반지를 빼고 있는 것까지 감지(感知) 못하고 있다. 이러한 세속적인 풍자(風刺)는 작가의 기지(機智)를 엿보게 하여 주며, 또한 이 기지는 그림의 두 인물의 표정에서도 보게 된다. 그것은 두 젊은 남녀가 서로 마주 보면서 교환하고 있는 젊음의 심리적 대화를 나타내고 있다는 데에 있다. 두 사람의 표정은 밝고도 혈기에 차 있으며, 호기심과 흥미가 양자 사이에 오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카라밧지오의 자연주의적인 사실성이 솔직하게 표출되어 있는 점은 인물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형체의 뚜렷한 모습, 그리고 일상적인 풍정(風情) 등에 있다.
특히, 그림의 세속적인 소재에서도 느껴지는 조용한 분위기와 우아한 표정은 작품의 품위를 높이고 있으며, 간결한 채색과 빛의 배려(配慮)가 이것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근세기까지 카라밧지오의 작품이라고 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의 여러 종교화에 비할 때 이질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탓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 작품을 북부 이탈리아식의 것이라 보았고 매너리즘에 속하는 그림이라 믿었다. 특히 그림에 등을 돌리고 있는 천사의 형태가 길게 S자형을 나타내고 있는 점, 바로 이것이 북부 이탈리아식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그림은 이집트로 피난하는 성 가족의 휴식을 작가의 상상력에서 구상한 것으로 요셉이 중심이 된 장면을 보이고 있다. 여장(旅裝)을 풀고 휴식 중에 있는 요셉은 천사의 출현을 맞고, 그를 반기는 입장에서 악보를 펼쳐 들고 천사의 음악을 도와주며 감사(感謝)해하고 있다. 이 장면은 물론 우의적인 해석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작가의 종교적 상상 엿볼 수 있다.
자연은 밝고 분위기는 온화한 공기로 둘러싸여 있으며, 모든 구성 요소(構成要素)가 정확하고 면밀하게 처리되어 있다.

 

 17 세기의 이탈리아 고고학자이며 당대 미술가의 생애에 관한 저서를 발표한 쟌 피에트로 벨 로리(Gian Pietro Bellori)의 기술(記述)에 의하면, 성인은 수도사의 복장을 하고 긴 나무 의자 위에 떠밀려 엎드려 있다. 그를 죽이려고 하는 사람은 칼 들고 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겁을 내고 도망친다. 그러나 구도와 제작은 역사화에 적합하지 않다. 작가는 이 그림을 두 번씩이나 개작(改作)하였는데도 그렇다고 한다.
카라밧지오는 밑그림을 준비한다거나 하는 작품 제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캔버스에 그려 수정을 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개는 수정하는 일 없이 제작하였다는데 이 그림에서는 작업을 되풀이하였다는 사실로 보아, 이 역사화가 그에게 어려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물론 사도행전(使徒行傳)에 따라 사실 그대로 서술하고자 시도했고, 또 참고로 전례(前例)를 찾았다.
그는 16 세기의 티지아노(Tiziano)와 라파엘로(Raffaello)의 작품에서 그 전형을 탐구하였으며 이러한 탐구 결과가 이 작품을 낳게 한 것이다.
이 작품에는 회화적인 요소가 확실히 반영되어 있다. 우선 장면 구성이 성 마테오를 중심 삼아 좌우로 인물이 배치되어 대각선을 이루고 있으며, 또한 화면은 동적이며 극적 인양상을 인물들의 다양한 동태로 이루어 놓고 있다. 인물들은 조각처럼 입체적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여기서 활기와 생동감을 주는 것은 빛을 중심으로 한 명암적(明暗的) 표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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