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에 사람들은 이따금 초상화에서 단순히 모델을 묘사하는 것 이상을 시도했다. 모델과의 유사성을 만드는 개별적 선들의 총합 이상을 표현하려고 하였으며, 성격이 드러나는 지속적이고 확고한 형식들보다 그 이상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시대의 영적인 움직임의 어떤 요소, 시대의 정신을 얼굴에 드러내려고 한 것이다. 데시데리오의 소녀 흉상들은 바로 그런 특성을 지닌다. 그녀들은 미소짓는다. 그리고 그 미소는 상투적인 것이 아니라 행복한 순간을 반영한다. 대리석 조각상 속에서도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즐거운 입 모양에 눈 위에 치켜 올린 눈썹을 가진 이 젊은 피렌체 여자들을 누구나 안다. 의 얼굴을 스치는 것도 미소이다. 그것도 아주 살포시 지은 미소이다. 입술 가장자리만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살짝 위로..
레오나르도의 은 라파엘로의 와 나란히 이탈리아 미술 전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림이다. 그것은 아주 단순하고 표현력이 풍부해서 누구에게나 깊은 인상을 준다. 기다란 식탁 한가운데 그리스도가 앉아 있고, 제자들이 양쪽으로 균형 있게 앉았다. 그는 방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배신하리라!'라고 말한 참이다. 생각지도 못한 이런 말이 이 모임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리스도 혼자만 조용히 앉아 눈을 내리깔고서 침묵으로 같은 설명을 되풀이한다. '그렇다. 사정이 바뀌지 않는다. 나를 배신할 사람이 너희 중에 있다. 이 이야기는 이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레오나르도의 그림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다. 단순함은 가장 높은 예술의 승리다. 그보다 이전 단계인 15세기를 돌아..
레오나르도의 초기 그림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많았던 것은 (우피치 미술관)를 위한 밑그림이. 이 작품은 1480년경 제작되었고, 다양한 대상들을 통해서 옛날 식으로 마음을 감동시킨다. 아직 여러 가지 것에 마음이 끌리 15세기의 특성을 볼 수 있지만, 그러나 주요 대상을 부각하는 방법에서 새로운 감각이 드러난다. 보티첼리와 기를란다요도 에서 사람들이 뺑 둘러싼 한가운데 성모가 앉아 있는 모습을 그렸다. 보통 그럴 경우 성모는 중요하지 않게 보인다. 레오나르도가 처음으로 주요 주제를 두드러지게 만들 수 있었다. 강력하고 닫힌 무대 구실을 하는 외부 인물들이 가장자리로 밀려난 뒷날에도 중요한 모티프이다. 아주 독립적이고 가벼운 모습으로 앉아 있는 성모와 그 주위로 몰려든 사람들 사이의 대조는 오직 레오나르..
후기의 발전은 이런 초기 작품들과 잘 맞지 않는다. 내면의 떨림이 사나운 외적인 움직임으로 바뀌고, 그림은 불안하고 혼란스러워진다. 진지하고 평온한 태도로 카르멜 수도원에서 마사초 제단을 완성했던 이 화가가 말년에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에 프레스코를 그린 사람임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는 외적인 장식이 무한히 풍부하였다. 보티첼리의 경우 암시만 되었던 요소, 곧 환상적이고 과도한 요소가 그에게서는 강렬하게 표출되어 있다. 그는 움직임을 향해 달려들어서 풍요로운 동작을 통해 화려한 모습을 보인다. 산타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로마)의 은 바쿠스적 황홀경에 도취된 천사들의 모습이 가히 환희에 찬 장면으로 나타난다. 그런 다음 그는 다시 단순한 불안에 빠져들어 거칠고 천박하게 된다. 성 필립보의 순교..